우리는 어디로 갔다가 어디서 돌아왔느냐 자기의 꼬리를 물고 뱅뱅 돌았을 뿐이다 대낮보다 찬란한 태양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한다 . 태양보다 냉철한 뭇 별들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하므로 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알 뿐이다. 집도 절도 죽도 밥도 다 떨어져 빈 몸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보았다 단 한번 궤도를 이탈함으로써 두 번 다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지라도 캄캄한 하늘에 획을 긋는 별, 그 똥, 짧지만, 그래도 획을 그을 수 있는, 포기한 자 그래서 이탈한 자가 문득 자유롭다는 것을 -김중식, <이탈한 자가 문득>
저는 고교시절부터 20대 초중반까지 김중식 시인의 <이탈한 자가 문득>이라는 시를 많이 좋아했습니다. '이탈'의 감각을 동경했던 것 같습니다. 모두가 공부를 할 때 영화과 입시를 하고, 모두가 회사원이 되기 위해 노력할 때 독립 영화를 하고 있는 스스로가 좋았거든요. 이렇게 힘든만큼 분명 언젠가는 자유롭고 보람찬 삶을 살아낼 것이다 라고 생각했거든요. 스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