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알베르 카뮈의 <결혼・여름 Noces suivi de l'été>을 읽고 있습니다. 이십대 중반의 젊은 카뮈의 마음이 담긴 글들로, 에세이지만 모든 문장과 그 연결이 마치 시의 그것과 닮아있는 책입니다. 일종의 의식의 흐름과 비슷한 서술 방식 덕분에, 집중하여 모든 문장끼리의 인과를 찾다가 금새 지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어쩐지 저자의 마음이 정신에 슬며듭니다.
도대체 사람들은 왜 이런 글을 쓸까요.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2019년에 만들어진 영화 <작은 아씨들> 속 인상깊었던 장면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글로 돈을 벌지만, 자신의 문장을 비관하고 있는 '조'에게 그녀의 자매는 말합니다. "글은 쓸수록 의미 있어지는 것이다." 그 대사 한 줄은 어쩌면 저를 포함한 모든 창작자에게 희망이자 절망을 주는 말이겠지요.
가끔 남편은 제게 묻습니다. "이 영화를 다 만들고 나면 뭐하고 싶어?" 라고요. 남편 이전엔 지나간 연인이